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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딩 샷건/네이선 베넷 지음·최경남 옮김/342쪽·1만7000원·다른세상

CEO 총대 멘 ‘COO’… ‘라이딩 샷건’

제목부터 낯설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때 마부 옆 조수석에 앉아 마차와 마부를 호위하던 사람을 뜻한다. 한마디로 2인자다. 오른팔이다.

COO란 말도 낯설다. ‘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라지만 선뜻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 책의 명쾌한 정의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의 2인자다. 저자들은 최근 COO의 2인자 리더십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 쏟아져 나온 경영서 중 COO의 리더십을 연구 분석한 책은 드물다. 저자들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닷컴’에서 리더십, CEO, COO를 차례로 검색해 이 같은 사실을 재확인한다. 국내 인터넷 서점 ‘YES24’에서 저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검색해 봤다. ‘리더십’을 검색하니 3323건이 나온다. ‘CEO’는 689건. COO는? ‘라이딩 샷건’을 포함해 2권만 검색됐다. 국내에서도 COO 리더십은 낯설다.

이 책의 강점은 에드워드 잰더 모토로라 회장 겸 CEO를 비롯한 COO와 COO 출신 CEO 24명의 인터뷰를 실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생생히 증언하는 COO의 역할과 자질 덕분에 책은 살아 있는 듯 활기차다. 저자들이 밝힌 것처럼 인터뷰는 COO에 대한 기존 연구가 척박했기에 선택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부사장, 2인자, 오른팔…. 저자들이 COO를 표현하는 말은 무척 다양하다. 얼핏 COO가 무슨 일을 하는지 감이 안 잡힐 정도다. 그만큼 COO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업무 강도가 높은 기업은 일상적 운영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COO를 고용한다. 기업 회생이나 조직의 중요한 변화를 꾀하기 위한 리더십 확보, 젊거나 경험 없는 설립자의 멘터 등 COO를 뽑는 이유는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결국 COO는 기업이 경쟁적 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하면서 리더 한 명만으로 운영과 전략 실행이 어려워지면서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COO는 무엇보다 CEO를 아낌없이 지원하는 사람이다. ‘CEO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렸을 때 밧줄을 단단히 잡아주는 사람’이기도 하고 ‘CEO가 미래의 성공을 예측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앞을 내다볼 때 오늘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세부 운영에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영입된 새로운 CEO가 자신에 대한 내부의 역풍을 가라앉히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내부의 인재를 COO로 등용한 IBM. 컴팩을 인수한 뒤 다양한 인재를 들여 파트너 리더십을 보여야 했지만 오히려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다가 물러나야 했던 HP의 칼리 피오리나 등 여러 사례가 흥미롭다.

하이드릭 앤드 스트러글스의 부회장 존 톰슨은 “대량 해고, 사업 매각, 생산라인 중단 같은 결정을 즉각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COO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힘든 결정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의사결정의 소유자여야 한다는 것.

특히 인터뷰 대상자들은 ‘넘버투’의 주 업무는 ‘넘버원’이 좋은 모양새로 비치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올린 독주자를 위해 반주를 해 주는 피아노 연주자’라는 것이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 칭찬받기를 원하거나 언제 CEO가 될지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COO로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COO의 역할과 특성, 기업이 왜 COO 자리를 만드는지, COO의 자질과 전략까지 체계적으로 아우르는 짜임새 있는 분석이 돋보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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