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몇 편의 포스트를 통해서 재고자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실제로 직장생활 중에서 전략적으로 업무에 임했던 분야 중의 하나 입니다.
우선 정량화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재미가 있었고, 이러한 재미를 느낀 순간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재무제표에 대한 기본 지식만 있더라도 재고관리를 통해서 건실한 재무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 체험할 수 있더군요. 간만에 디테일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원본의 양이 너무 길어서 2~3개의 포스트로 분할해서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포스트 입니다.
일본의 유명한 제너럴컨설턴트 고바야시 마사히로는 "재고는 돈이 모습을 바뀐 상태이나 누구도 돈처럼 주의와 관심을 갖고 다루지 않는다"며 기업들에게 재고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패션은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화하기 때문에 평균 판매 기간이 2~3개월 정도며 판매시기를 놓친 상품은 그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시즌 내에 모두 소진될 수 있도록 적정량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월 재고를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할인율을 낮추는 것이 수익 비즈니스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고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늘어난 재고부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논의가 강화되고 있다. 과거 수익은 낮지만 편리한 아웃소싱을 선택했던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재고를 해결하는 것은 '재고=돈'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특히 대기업 및 중견들은 아웃렛 유통을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며 부동산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패션업체들의 효율적인 세컨더리유통 관리 노하우를 분석해보고 아울렛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현황에 대해 점검해 봤다.
재고자산회전율을 높여라 최적의 재고만이 살 길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논하기 전에 이월 재고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해 시즌에 생산한 제품을 100%정상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즉 이월재고를 최소화하고 이를 현금화하는 속도 즉, 재고자산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부상했다.
'재고(Inventory)'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모든 정체 또는 저장을 가리키는 말로 엄밀히 말하면 판매를 위해서 창고에 비축한 모든 상품의 물량 즉, 판매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품과 판매기회를 상실한 상품 모두를 뜻한다. 이 중 이월되는 상품을 최소화 하는 것이 모든 유통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특히 패션업계의 경우 정상 판매에서 BEP(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재고로 돈번다는 말이 사용될 정도로 재고 관리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일반 소비재의 경우 유통기한이 길기 때문에 재고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패션상품은 판매기회가 짧아 당해 시즌(3개월)을 넘기는 상품은 모두 이월재고로 분류돼 그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그 만큼 패션상품의 재고관리가 수익창출의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적정재고는 수익· 이미지 상승효과 패션업체에게 재고관리가 중요한 것은
▲비용이나 인력사용의 측면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관리
▲다른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가치가 떨어진 이월재고는 유지비용만 해도 상당하다. 반품된 상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상품을 품번, 사이즈별로 관리해야 하고 이를 위한 별도 물류창고도 필요하다. 또 재고관에 따른 추가의 비용이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유지비용이 든다. 일부 패션업체들이 재고상품을 이월전문 업체에게 사입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도 재고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월상품이 시장에서 산발적으로 판매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다. 재고관리가 철저하지 않을 경위 정상 루트가 아닌 소위 땡처리 업체릉 통해 무분별하게 판매돼 브랜드 신뢰감이 떨어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다한 재고는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다. 패션업체들이 타 산업에 비해 주식 가치가 저평가된 것도 재고부담에 대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A업체는 상장을 추진하면서 재고가 많다는 이류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해 상장 시기를 늦추고 있다. 과다한 재고는 다음 시즌 생산에도 차질을 준다. 재고를 빠를게 현금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다음 시즌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주요 상장사 재고자산회전율(SK네트웍스,제일모직, 신원,영원무역 등 일부업체는 자동차, 전자, 제품 수출 등 타 산업부문 재고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동일 조건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월재고의 효과적인 처리를 논하기 이전에 당해 시즌에 적정한 재고를 보우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재고자산이 적절한가를 살피기 위해서는 재고자산회전율을 평가해야 한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연간매출원가를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서 재고자사의 회전속도 즉, 재고자산이 현금으로 변화하는 속도를 나타낸다. 이는 재고자산 보유수준의 과부족을 판단하는데 가장 적합한 지표로서 일정한 표준 비율은 업으나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양호한 상태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자본수율이 높아지고 매입채무가 감소되며 상품의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고 보험료 및 보관료를 절약할 수 있어 기업측에 유리하게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경우 평균 4회전(재고회전일 91일)이면 브랜드 운영 실적이 긍정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패션업계의 작년말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재고자산회전율은 평균 2~3회에 불과했다. 4회를 넘는 기업은 아가방앤컴퍼티, 제일모직, 나자인, 국동, 신원, SG위카스 등이었으며 1회대에 그친 기업은 네티션닷컴, 데코, 쌈지, F&F, 톰보이 등이었다.
또한 총자산대비 재고자산의 구성비율은 평균적으로 30%대였으며 우성I&C, 톰보이는 40%를 웃돌았다. 신영와코루, 인디에프, 제일모직, 트라이브랜즈 등은 10%대에 머물렀다.
'적정량을 만들어 최대한 팔아라'
재고자산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분자인 재고량을 줄이는 것과 분모인 판매량(매출)을 늘려야 한다. 이 중 당해 시즌 내에 소진할 수 있는 적정 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한데 업체들이 재고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QRS(Quick Response System), SCM(Supply Chain Management)등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생산에 필요한 리드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더베이직하우스나 지오다노가 독자적인 QRS, SCM을 개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상품 기획에 있어서도 기획생산과 반응생산의 물량을 효과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수 업체들이 베이직한 상품은 기획생산 비중을 높이고 트렌디한 상품은 반응생산을 통해 물량을 공급하는데 판매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타일의 유행성 정도에 따라 구분하는 등 이보다 좀 더 세분화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실제로 '폴햄', 'UGIZ'등은 간절기 상품을 단독 라이으로 구성하며 시준을 세분화했다. 여름 시즌 디지인이지만 가을 시즌에 가까운 소재, 컬러를 사용한 간절기 아이템을 출시함으로써 정상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여름시즌 제품은 세일을 실시하지만 가을 품번으로 출시한 간절기 아이템은 정상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재고를 없애기 위해서는 판매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즌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장 중심의 철저한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부진 상품의 경우 시기적절하게 할인 판매를 실시하거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세일을 실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매장의 효율적인 상품 배분, 원활한 매장간 수평이동 등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우수한 판매 인력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테이트'는 철저한 매장 중심 운영을 원칙으로 하며 판매관리와 직원교육을 위한 전략적인 플랜 확립, 매장별 판매 활성화 경영 컨설팅, 효율적인 매장관리를 위한 슈퍼바이저 제도 활성화로 정상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대리점 운영에 잇어 사입제도와 위탁제도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정착시키는 것도 효율적인 수요예측과 재고관리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스포츠와 캐주얼 가방, 진캐주얼 상설매장 등은 사입제도로 운영되는데 이때 업체들은 대리점의 시즌 사입 물량뿐 아니라 매장별 판매상황에도 주시해야 한다. 사입 대리점의 당해 시즌 판매율에 따라 차기 시즌의 사입 물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업체들의 재고관리가 중요해졌다. 재고관리가 단지 판매 후에 남은 상품들을 효율적으로 처분하는 행위가 아니라 전반적인 상품 전략에서 수요예측과 공급관리에 관련된 총체적인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판매증대가 이윤창출의 씨뿌리기라면 효과적인 재고관리는 결국 이윤을 수확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CASE STUDY
패션업체 중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으로 시즌판매율을 높이고 있는 '자라', '게스', '코오롱스포츠'등의 사례를 분석해 봤다. 이들 업체는 적절한 재고운영을 위해 철저한 매장 중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자라' 빨리 만들어 무조건 파는 패스트패션 대가
패스트패션은 당해 시즌 트렌디한 상품을 초저가로 판매해 빠른 재고회전과 낮은 재고보유량이 장점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에게 이월상품은 재고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당해 시즌내 100%판매를 목표로 한다. 패스트패션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자라'역시 재고량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자라'의 강점은 신속한 시스템이다. 생산과정부터 유통현장까지 종합 자동화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저스트 인 타임 시스템 : 재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하된 재료를 곧바로 제품의 생산에 투입하는 상품 관리 방식)'을 토입했다. 연간 1만2,000여개가 넘는 스타일, 스티일당 13만~15만장의 물량, 전 세계 68개국에 1,10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2주 생산, 매주 2회 출고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모든 국가가 하나의 전산시스템으로 링크되어 매주 수요일, 일요일 오전 6시 항공으로 전 섹{로 출고한다. '자라'는 리오더, 스팟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인기 상품이 완판되어도 리오더 하지 않고 신상품을 투입한다. 또 부진상품은 이월재고로 넘기기 보다 매장에서 30% 시즌 오프를 실시하고 있으며 최종 물량만 반품해 자체 아울렛을 통해 소진한다. '자라'는 재고량을 최소하기 위해 철저한 매장 중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매장별 스토어매니저가 상주해 MD역할을 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 매장에 적합한 신상품을 이디텍스사에 직접 발주한다. 이후 수직 통합 구조를 통해 생산 시간을 단축시켜 융통성은 확보하되 리스크는 줄여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
'게스', DOH 110days로 낮춰 게스코리아(대표 이재충)의 판매 전략의 핵심은 재고관리에 있다. 현재 재고를 며칠 내에 판매로 연결할 것인지 플랜을 짜고 이를 위해 기획, 생산, 입고, 판매의 공급 체인을 타이트하게 관리한다. 때문에 게스코리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DOH(Days On Hold)이다. DOH는 현재 창고의 재고(신상품 + 이월상품)를 얼마 동안 팔 수 있느냐는 것으로 그 기간에 따라 상품의 입고시기를 조절한다. 즉 DOH가 짧을수록 재고회전율이 높아 매장에 신상품 입고가 신속하게 이뤄져 판매증대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리런칭 초기 '게스'으 DHO는 180일이었지만 최근에는 110일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게스'는 매장에 신상품이 없더라도 재고량이 많을 경우 신상품 입고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영업팀은 최대한 DOH기간을 줄이기 위해 모든 판매 전략 및 매장관리 시스템을 동원,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게스'정상판매율은 평균 60~65%를 상회하고 있다. 또 이월상품은 상설매장에 완사입조건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17개 상설점을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철저한 판매율 분석----재고관리 탁월
FnC코오롱(대표 제환석)의 '코오롱스포츠'는 패션업계에서 매출 효율이 좋은 브랜드 중 하나이다. 특히 정상 판매율면에서 손 꼽힐 정도로 두드러진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연도별, 시즌별 편차를 보이기는 했지만 지난 1980년대부터 정상판매율이 70~73%대를 유지하고 잇으며 2000년대 초반에는 80%를 넘어설 정도로 정상판매 비중이 높다. 현재 '코오롱스포츠' 매출은 정상 73%, 상설27% 비중이며 매년 72~76%를 최적의 정상판매율로 보고 그에 따른 브랜드 신장률 및 업계 동향 분석, 품종별 제품별 특징을 고려, 최적의 스타일을 선별해 생산량을 결정하고 있다. 또한 매장 판매력을 고려한 적절한 물량 배분과 현장 판매를 높이기 위해 스탁 상품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주, 월별 판매율 비교 및 분석은 물론 제품 판매 추이분석을 통한 추가생산 및 수량을 결정하고 매장 간 자동 수평이동시스템을 별도 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정기준 판매율 미달제품은 시즌 중이라도 행사 및 상설점을 통해 소진해 정상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코오롱스포츠'는 27% 비중인 이월 제품을 별도부서인 IM센터를 통해 복합 브랜드관2곳, 단독상설 7곳, 직영상설 6곳을 운영, 재고의 70%를 소진하고 있다.